
결혼 준비 예산 어떻게 짜야 할까 - 현실 예산 공개
결론부터.
나는 결혼식을 최대한 아끼되, 쓸데는 확실히 쓰고 싶었다.
확정된 결혼 준비 예산 약 523만원이다.
총 예산은 2,200만원으로 잡아뒀는데 아직 미정인 항목이 산더미다.
확정되는 대로 업데이트할 예정. 부산 기준, 하객 200명 규모, 2027년 2월 결혼식 준비 중인 30대 후반 직장인의 현실 예산을 솔직하게 공개한다.
우리가 결혼식을 올리기로 한 이유
나와 남친은 2012년부터 만난 장기연애 커플이다. 올해로 동거 5년차.
양가 모두 개혼을 이미 해서 결혼식에 대한 압박도 없었고, 솔직히 필요성도 별로 못 느꼈다.
그냥 이대로 잘 살면 되는 거 아닌가, 싶었다.
그런데 올해 3월, 우리 둘 다 가깝게 지내던 친척 어른이 갑자기 돌아가셨다.
그때 드는 생각이 있었다.
가족들이 건강할 때, 결혼식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도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겠다.
거창한 결심이 아니었다. 자려고 둘이 누워있다가 내가 먼저 꺼냈다.
"우리 결혼식 내년 초에 하자."
남친은 "너만 좋다면 오케이."
그게 2026년 3월 말이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일사천리였다. 상견례 식당 예약, 다이렉트웨딩 박람회 참석까지. 결심하고 나니까 움직이는 건 빠르더라. (게으른 인간이 맞긴 한데, 해야 할 때는 한다.)
결혼식, 생각보다 결정할 게 많다
결혼하기로 마음 먹고 나서 알았다.
결정해야 할 게 이렇게 많은 줄.
웨딩홀 투어, 드레스샵 투어, 스튜디오 검색, 헤메샵 검색, 스냅 작가 섭외, 축가가수, 사회자, 청첩장, 답례품, 혼주한복, 예복...
끝이 없다.
그나마 우리는 좀 단순한 케이스다.
동거 중이라 혼수가 필요 없다. 예단이랑 예물도 합의 하에 생략하기로 했다. 둘 다 고집이 보통 아닌 건 부모님들도 아시기 때문에 우리가 NO라고 하면 NO인 것이다. (이 두 가지만 빠져도 정신건강에 엄청난 도움이 된다.)
그리고 우리 결혼식의 방향도 일찌감치 정해뒀다.
우리를 위한 결혼식이 아니라, 가족과 하객분들을 위한 결혼식.
어차피 결혼식 당일 신랑 신부는 정신이 없다. 제대로 즐길 시간도 없다. 그럼 와주시는 분들이 편하고 즐거운 자리로 만드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예의라고.
그래서 식대도 넉넉하게 잡았고, 축가가수도 섭외했다. (솔직히 축가 부탁할 친구도 없...)
플래너 쓴 이유 - 그냥 귀찮았다
웨딩 준비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든 생각.
이거 다 내가 알아봐야 해?
홀,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스냅, 부케까지. 업체마다 연락하고 가격 비교하고 흥정하고.
생각만 해도 진빠진다. 거기다 하나하나 알아보면 서로 얼마나 많이 부딫히고 싸울까...?
주변에서 말이 많았다. 플래너 끼면 덤탱이 쓴다고. 직접 알아보는 게 훨씬 싸다고.
근데 나는 그냥 플래너 끼기로 했다.
발품 파는 시간과 에너지가 나한테는 더 비싸다고 판단했다. 기회비용이다. 내 시간과 멘탈을 아끼는 데 쓰는 돈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인터넷에 검색했더니 다이렉트웨딩이 제일 먼저 뜨길래 그냥 거기로 갔다. 상담 받고 계약했다. (이게 내 의사결정의 전부다. 비교하고 따져볼 지능도 에너지도 없음.)
플래너 비용은 따로 없다. 제휴 업체 할인가로 계약하는 구조라서 직접 발품 파는 것보다 오히려 저렴하게 나오는 항목들이 있었다. 공짜에 할인까지. 안 쓸 이유가 없었다.
플래너 통해서 계약한 항목들.
- 웨딩홀
- 스튜디오 촬영
- 드레스 + 메이크업
- 혼주 메이크업
- 본식 스냅
- 부케
스튜디오 촬영도 둘 다 성격 상 카메라 보고 몇시간씩 웃는 게 힘들 것 같아서 한시간 반짜리 코스로 예약했다.
한 컨셉으로 한시간 반 촬영. 어차피 모바일청첩장에 넣을 사진 정도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결혼식 후 앨범 본다는 사람은 없길래 스튜디오에 너무 힘줄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나머지는 직접 알아보는 중. 플래너가 주선해주는 업체가 한계가 있어서, 그 정도는 내가 직접 고르고 싶었다.
현재 확정된 예산 (총 5,226,000원)
상견례 (701,000원)
| 상견례 식대 | 559,000원 |
| 상견례 선물 | 82,000원 |
| 상견례 꽃다발 | 60,000원 |
스드메 + 스냅 (2,345,000원)
| 스튜디오 | 740,000원 |
| 스튜디오 헬퍼비 | 55,000원 |
| 드레스 + 메이크업 | 900,000원 |
| 본식 스냅 | 350,000원 |
| 부케 | 100,000원 |
| 혼주 메이크업 기본 | 200,000원 |
| 혼주 메이크업 추가 | 300,000원 |
| 남혼주 추가 | 50,000원 |
예식 당일 (2,180,000원)
| 웨딩홀 | 800,000원 |
| 축가가수 | 900,000원 |
| 본식 헬퍼비 | 150,000원 |
아직 미정인 항목들
확정되는 대로 업데이트 예정. (언제가 될지는 나도 모른다.)
- DVD 촬영
- 아이폰 스냅
- 사회자
- 예복 + 구두
- 혼주 한복
- 청첩장
- 청첩장 모임
- 식대 (200명 기준 약 1,000만원 예상.... 이거는 축의금으로 퉁 가능할 듯)
- 가족들 한 벌씩 해드릴 비용
- 답례품
숨어있는 추가비용 주의
드레스 + 메이크업은 기본 90만원인데 추가요금이 최소 3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나올 수 있다. 드레스 라인업이나 메이크업 옵션에 따라 달라지니까 계약할 때 꼭 확인해야 한다. (나도 아직 두렵다.)
헬퍼비는 스튜디오 당일, 본식 당일 둘 다 현금이다. 미리 챙겨두지 않으면 당일 멘붕 온다.
예산 짤 때 팁 3가지
하나. 나 같이 게으른 사람은 플래너를 끼자. 비용 따로 안 들고 제휴 할인까지. 귀찮음을 돈으로 해결하는 구조인데 공짜다.
둘. 플래너가 커버하는 못 항목은 직접 알아보면 된다. DVD 촬영, 축가가수, 사회자, 예복 같은 건 직접 찾는 게 선택지가 더 넓다.
셋. 총 예산에서 10% 여유분은 무조건 잡아라. 예상 못 한 추가요금은 반드시 생긴다. 진짜로.
허니문 대신 가족여행
우리는 신혼여행을 따로 안 가기로 했다.
대신 양가 가족 모두 모여서 다낭으로 간다. 총 9명.
허니문이라고 둘이 조용히 어디 가는 것보다, 결혼식 올리고 가족들이랑 여행 한 번 제대로 가는 게 더 의미 있을 것 같았다. 어차피 우리 결혼식 컨셉이 "우리를 위한 결혼식이 아니라 가족을 위한 결혼식"이니까. 여행도 그 연장선이다.
3박 5일, 다낭. 9명이 같이 움직이는 거라 소소하게 설레기도 하고 벌써부터 걱정도 된다. (9명이 한 번에 움직이면 무조건 누군가는 배고프거나 화장실 가고 싶어한다.)
여행 준비 과정도 여기에 기록할 예정이다.
마무리
결혼 준비, 생각보다 돈 많이 든다.
그렇다고 겁먹지는 말자. (나한테도 하는 말이다.) 항목별로 쪼개서 보면 관리는 된다.
미정 항목들 확정되는 대로 계속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스튜디오 후기, 드레스 후기, 웨딩홀 후기도 하나씩 올릴 예정.
그럼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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